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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암둥이/소소한 취미생활

[애니 리뷰] 붉은 돼지(1992)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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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저도 이번에 영화 리뷰 차례가 아닌가 하는 감이 있지만요.

그래서요? 깔깔깔 뭐 제 맘이죠ㅋㅋㅋ

 

 

혹 처음 뵙는 분을 위해 다시 말씀드리면

제 리뷰는 온갖 스포일러가 시시각각 여러분을 노리는 흉악한 리뷰입니다.

감상 전이신 분들 중 내성이 없거나 스포일러를 싫어하시는 분은 뒤로가기 해주세요.

 

 

오늘 포스팅은 제가 전에 소개한 '바다의 노래'를 보지 않았다면

먼저 소개했을 애니메이션

붉은 돼지 (紅の豚, 1992)

라는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까합니다.

포스터는 안전선입니다.ㅋㅋ 이 아래로 다 스포일러!

 

 

작품의 배경은 1차대전 이후의 이탈리아와 아드리아 해 입니다.

시원한 하늘과 아름다운 바다 풍경만으로도 보는 재미가 쏠쏠한 이 작품을

제가 명작 반열의 애니로 치는 이유는

 

밝은 분위기 속에서도 생각할 여지를 남겨두고

즐겁고 웃기는 상황 속에서도 요상하게 눈물이 나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작품에 대놓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주인공은 무려 돼지입니다.

이 장면만 보면 악당?

 

현상금 사냥꾼 일을 주로 하는 주인공 포르코!

하지만 그는 원래 사람이었죠.

 

지나의 호텔 아드리아에 걸려있는 사진. 이후 마르코는 마법에 걸려 돼지가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에 발매된 적 있는 지브리 아트북에

'스스로 마녀에게 요청해서 돼지가 되었다'는 설정이 있지만

이게 공식 설정인지는 확실하지 않답니다.

 

자의인지 타의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작중에서

포르코가 자신이 돼지인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아쉬워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는데요.

 

그 이유는 작중에서 여러번 등장합니다.

파시즘으로 가득한 조국 자유의 대가인 것입니다.

사실 마르코는 무려 17살 때 부터 비행정을 몰았고 

1차대전 당시에는 이탈리아군의 무려 에이스 파일럿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쟁 후 친한 친구들은 모두 비행기를 타다 죽었고

지켜낸 조국은 파시스트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실망하고 상처받은 마르코는

인간이기 보다 돼지를 선택한 것이죠.

 

 

그러면 왜 하필 현상금 사냥꾼일까요?

그건 같이 인간을 포기한 무기상인 두더지 씨가 말해줍니다.

 

앞에 언급한대로 포르코는 전 공군 에이스 파일럿입니다.

무능력자가 아닌 포르코가 악당이 되지 않기위해서

선택지가 몇 없었던 셈이지요.

 

 

작품내에 나오는 여성진도 매우 매력적입니다.

'호텔 아드리아'의 주인 지나

 

아마 이 장면을 멍~하고 보지 않으셨나요?

지나는 미모와 가창력으로 바다 건너 미국까지 이름이 알려져 있답니다.

 

지나가 운영하는 호텔 아드리아 근처는

흉악한(?) 공적도 싸우지 않는 일종의 비무장지대입니다.

 

범죄자들로 부터도 이런 암묵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걸 봐서

수완도 장난 아닌듯 합니다.

 

또다른 주연 여배우 피오! ㅋㅋㅋ

어린 나이에 비행기 도면제작에 뛰어든 당찬 아이입니다.

시험비행조차 못하고 이륙해야 했던 포르코의 새 비행기 사보이어 S-21F의 정비를 위해

포르코와 함께 떠나길 주저하지 않습니다.

 

나이는 17세라네ㅇ....

잠깐 17세?!

철컹철컹

철컹철컹

철컹철컹

철컹철컹!!!

 

음.. 여하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 특징중 하나가

행동력과 결단력을 갖춘 강한 여성케릭터가 아닌가 하는데요.

이번 작품에도 어김없이 이렇게 등장해주셨습니다.

 

 

이 작품의 또다른 매력은 바로 악하지 않은 악당 케릭터 입니다.

이른바 맘마 유토단. 이름도 귀엽..ㅋ

 

비행기를 타고다닌다는 이유로 '공적'이라고 불리는 악당들.

얼마나 악독한 녀석들인지 한 번 보세요.

 

인질로 데려갈 유치원생이 무려 15명!

다 데려가야 하냐는 부하의 질문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왕따 시킬 순 없잖아!" 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그 뒤 비행기는 유치원생 손에 점.령.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르코와 라이벌이자 공적에게 고용된

미국인 에이스 파일럿 커티스도

금사빠가볍고 덜렁데는데다 단순히 유명해지고 싶어하는

어린애같은 성격입니다.

 

뭔가 어리숙해보이고 착해보이는 악당들이

또한 매력포인트가 아닌가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작품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감동적이냐구요?

아니오. 음.. 감동을 추구하는 그런 작품은 아니죠.

 

슬픈 이야기냐구요?

설마요. 완전 유쾌하기만 한 이야깁니다. 이거.ㅋㅋㅋ

 

처음 볼 때는 왜 눈물이 나는지 몰랐는데

요즘은 좀 알것 같습니다.

 

바로 이 작품 전체가 낭만의 마지막 시기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공군의 출동으로 커티스와 포르코의 대결은 무산됩니다.

 

시답잖은 이유로 남자다움을 뽐낼 수 있는 때.

멋지게 바보짓을 할 수 있는 때.

시시한 스폰서 없이 날 수 있는 마지막 시대.

 

우리 모두 어른이 되면서

어린 시절에 가지고 있던 무언가를

하나씩 내려놓고 또는 버리고 살잖아요.

 

지금은 잃어버린 것들을 아직 가지고 있던

그 때를 생각나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한참 낄낄거리며 웃다가도

결국 눈물짓게되는 애니메이션.

붉은 돼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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